2020 플라스틱의 별유천지를 열어젖힌 수행으로서의 예술_김재환 경남도립미술관 학예연구사_홍티아트센터
2020-12-15 11:43:15

플라스틱의 별유천지를 열어젖힌 수행으로서의 예술

김재환 경남도립미술관 학예연구사
1.
2020 홍티아트센터 입주작가 릴레이 개인전, 김순임 작가의 ‘Sea scape _ Dadaepo 2020’이 6월 25일부터 7월 7일까지 홍티아트센터 1층에서 열렸다. 언제나 웃음으로 반기며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주었던 작가였기에, 그의 개인전 소식은 무척이나 반가웠다. 무엇보다 작가와 작업이 일체화 되어 있는 그 역사를 알기에 홍티에서 만날 그의 전시가 더더욱 기대되었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공중에 떠 있는 각양각색의 폐플라스틱 무리를 만나게 된다. 수백가닥의 무명실에 대롱대롱 매달린 플라스틱 조각들이 즉각적으로 시선을 끈다. 매혹적이다.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를 연상케 하는 화려한 색의 풍경이 바닷가를 떠돌던 플라스틱에 의해 펼쳐진다. 모래에 파묻혀 있거나 바위틈에 끼어 있던 폐플라스틱들이 아름다운 오브제로 전시실 공기를 가득 채운다. 전시실은 그렇게 매혹의 풍경이 된다. 조명과 사운드(영상)는 우리가 이 매혹의 순간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결계를 친다. 이를테면 수직의 인공조명과 제한적인 수평의 햇빛은 폐플라스틱이 가진 본연의 색상을 한껏 끌어올림과 동시에 그림자를 형성한다. 바닥에는 플라스틱 조각의 그림자 형상들이 또 다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으며, 한 쪽 벽에는 전시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일종의 기록 영상이 사운드와 함께 투사되고 있다. 즉 공중에는 플라스틱의 실체가 현현하고, 바닥에는 그것의 흔적이 드리워지고, 벽면에는 이 실체적 감각을 확장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정말이지 설치작업의 정석이 아닐 수 없다.
보통의 경우 우리는 전시실에서 벽면을 우선적으로 인지하게 된다. 미술-회화-평면성이라는 모더니즘적 인식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는 전시실의 대기(大氣, Atmosphere)가 먼저 인지된다. 대기가 우선적으로 감지되면서 일종의 분위기가 감각을 곤두세운다. 즉 나를 둘러싼 상황, 공기, 냄새 등에 집중하게 되고 이를 통해 느껴지는 기분이 전시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개별자들의 드러남 보다는 구성 전체의 힘이 강화되는 순간이다. 그렇게 감각은 전시 공간 전체로 확대된다. 더군다나 김순임 작가의 작업 세계라는 맥락(context)이 개입되면 전시 공간에 대한 인식은 ‘멋진’, ‘좋은’, ‘아름다운’, ‘대단한’, ‘역시’ 등과 같은 수식어를 동반하는 정서적 판단으로 넘어간다.  
내가 느끼기에 이 과정은 하나의 매혹 또는 홀림의 순간이다. 이것은 단순히 ‘와! 아름답다.’라는 판단을 넘어서는 어떤 것이다. 이 순간의 기억은 그를 ‘멋진’, ‘좋은’, ‘대단한’, ‘믿고 보는’ 등의 수식어가 함께하는 작가로 만든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그의 작업을 서술할 때 ‘기본기가 탄탄한’, ‘시각적으로 훌륭한’ 등과 같은 수식어를 사용한다. 그런데 이러한 판단은 정서와 기억이 뒤엉켜 발생하는 것이기에 그 이유를 진술하기가 꽤 어렵다. 언어로 환원되지 않은 무언가가 스며들어 있는 그의 작업을 언어로 전환해 비평의 영역으로 옮겨야하는 이 임무는 그래서 무척이나 난처한 일이다. 결국 작가의 말과 행동을 참조할 수밖에 없다.  
김순임 작가가 전시제목으로 정한 ‘Sea scape’는 사실 ‘Sea plastic + Plastic scape’의 줄임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전시제목을 ‘바다풍경’이라고 쓰고 ‘바다 플라스틱 풍경’이라고 다시 읽게 된다. 더군다나 플라스틱의 색상이 작가에 의해 덧칠된 것이 아닌 원래의 색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이 풍경은 더욱 매혹적으로 다가온다. ‘긁히고 부서지고 마모되고 바랜, 이전과 닮았으면서도 또 다른 그들이 쌓여, 머물던 자연을 닮아가고 있는, 이미 풍경이 되어 버린 플라스틱에 대한 이야기’(작가노트)라고 할 수 있는 이 전시는 우리로 하여금 플라스틱에 대한 인지부조화를 불러일으킨다.

2. 
플라스틱은 실생활에 무척이나 유용하고 편리한 소재다. 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는 바다 쓰레기 플라스틱만 들여다봐도 그 사용처는 무궁무진하다. 예컨대 락스병, 콜라 뚜껑, 수산시장 플라스틱 바구니, 신발 한 짝, 칫솔, 라이터 케이스, 케이블 타이, 김 포장지 등 거의 모든 공산품과 그 포장지가 플라스틱을 소재로 하고 있다. 바다의 특성상 해안가에는 이러한 생활 플라스틱 외에 양식용 부표나 그물 등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또한 수도 없이 발견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반도체 소자, LCD 디스플레이, 고성능 2차 전지, 초극세사와 기능성 섬유, 자동차 내장재 등 첨단 기술이 사용되는 거의 모든 부분에 플라스틱이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 혹자는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의 뒤를 이어 현시대를 플라스틱시대라고 칭하기도 한다. 인류세(人類世, Anthropocene)라는 새로운 지질시대가 명명될 정도이니 플라스틱은 현대 인류 문명의 핵심이라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편리성으로 말미암아 인간 생활의 전 범위에 스며들어 있는 플라스틱은 바로 그 이유 때문에 한 편으로는 배척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석유화학제품의 특성상 자연 분해가 극도로 느려 폐플라스틱이 전 세계를 뒤덮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태평양 한가운데 대한민국 면적의 15배에 달하는 플라스틱 섬이 떠다닌다는 뉴스는 이제 뉴스거리도 되지 못한다. 상황이 이러하니 우리는 생활의 편리함을 위해 플라스틱을 사용하면서도 자연생태계를 걱정하며 1회용 플라스틱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이렇게 플라스틱은 편리의 대상임과 동시에 혐오의 대상이 되어 버렸다. 
플라스틱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편리함을 위해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것뿐인데, 억울하게도 혐오의 대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문제의 시선을 받아야할 대상은 다름 아닌 플라스틱을 만들고 사용하고 버리는 인간, 즉 우리들 자신이다. 폐플라스틱에 대한 혐오감은 사실 우리 자신의 문제를 감추기 위한 하나의 눈속임에 지나지 않는다. 

  “시간과 이야기를 품은 플라스틱은 자연화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우리가 있는 어디에도 있고, 심지어 세포 속에도 있다는 플라스틱을 자연과 구분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하찮게 여겨지고 마구 버려지는 것이 문제인데, 그 행위의 주체는 사람입니다. 플라스틱은 플라스틱이라고 이름 붙여진 사람에게 유용한 사람이 만들어낸 물질입니다. 이를 어떻게 대하고 쓰는지, 그 행위를 통해 환경은 변하고 그 변화는 변한 세상에 살 우리가 감당해야할 겁니다.”
                                       - 작가 인터뷰 중

그래서 그는 플라스틱이 전시실에서 아름답게 보이길 원했다. 플라스틱 혐오가 얼마나 모순된 인식인지 그는 전시를 통해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작전은 성공했다. 전시실을 다녀간 수많은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플라스틱의 아름다움’을 말하고 있으니 말이다. 편리와 혐오라는 플라스틱에 대한 인지부조화에 아름다움이라는 미적 판단까지 가세한 우리의 판단력은 ‘Sea scape’를 형용하기 어려운, 하지만 대단히 의미 있고 좋은 전시로 기억하도록 만든다. 

3. 
그가 플라스틱만을 소재로 개인전을 연 건 2020년도가 처음이다. 평소 그의 관심사는 플라스틱이라는 제한된 범위에 있지 않았다. 바다의 조개껍질, 산의 단풍잎, 강가의 돌, 나뭇가지, 깃털, 그리고 거리의 물건들이었다. 그의 관심을 사로잡는 건 언제나 그가 거주하는 주변 장소에서 만날 수 있는 자연의 일부였다. 홍티아트센터는 그런 그에게 바다 쓰레기의 대표격인 플라스틱에 관심을 가지도록 했다. 바다쓰레기가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다대포, 몰운대와 가까운 동네이기 때문이다. 마침 올 해 초 후쿠오카의 규슈예문관 레지던스에 참여할 기회가 생기면서(의도적으로 참여하면서) 규슈지역 해변의 폐플라스틱들과도 만나게 된다. 그 결과 이번 전시에는 부산의 다대포, 몰운대 그리고 일본 규슈지역 바닷가에서 수집한 폐플라스틱들이 주인공으로 나섰다. 동북아 해양 폐플라스틱들이 한 데 집결한 셈이다.  
확실히 김순임 작가는 언제나 자신이 머무른 곳의 ‘무엇(또는 누군가)’을 자연스레 주인공으로 만드는 재능이 있다. 사실 이것은 재능이라기보다는 관심과 애정이라는 표현이 걸맞다. 두 달 넘게 자전거를 타고 다대포와 몰운대를 다니며 폐플라스틱을 줍고 세척하고 분류하고 나열하는 그 행위는 관심과 애정이 없으면 지속하기 어려운 일이다. 관람객 역시 이러한 오브제들은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기에 좀 더 적극적인 관심을 표할 수 있다. 이것이 김순임 작가가 작업을 매개로 관람객과 공감대 형성을 쉽게 할 수 있는 이유일 것이다.
그의 작업에 등장하는 재료나 주제는 모두 개인적인 경험과 그 이후의 기억과 깊은 관련이 있다.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누구에게나 있을법한 혹은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평범하고 일반적인 인물/상황/사물이 작업의 소재 혹은 주제다. 하지만 그 평범함과 일반성은 작가의 아이디어와 손질을 통해 비범한 어떤 것으로 변환한다. 예컨대 그는 2019년 지리산 하동 정금마을 근처에서 정비사업이 이뤄진 계곡 바위에 물을 칠하는 ‘지리산 빨강’이라는 작업을 진행했다. 붓에다가 계곡 물을 묻혀 여러 바위 중 하나에 칠을 하는 퍼포먼스였다. 물이 칠해지면서 바위가 품고 있던 붉은 색이 올라오지만 물이 마르면 바위는 다시 원래의 색으로 변하고 주위의 바위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돌아간다. 이 아무것도 아닌 퍼포먼스는 지리산-빨치산-빨갱이-레드콤플렉스로 이어지는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한순간에 드러내고 또 사라지게 한다. 어떤 반복적이고 수행적인 행위가 무언가를 스치듯 떠올리게 하는 마력을 발휘한다. 장소 특정적 미술로 분류될 수 있는 그의 작업 ‘달’시리즈 역시 반복적으로 땅을 긁고 쓸고 다듬는 일종의 수행이다. 반복적(수행적) 행위와 그 결과물로서 ‘달’은 해당 장소의 자연, 문화, 역사를 상상하고 인지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즉 그의 수행적 행위와 그 결과물은 우리로 하여금 현장-오브제-작가에게 집중토록 해 일상의 순간을 멈추고 다른 어떤 세계로 들어서게 한다.  
김순임 작가의 작업을 어떤 하나의 개념이나 수식어로 요약하는 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바람직하지도 않다. 그렇지만 그의 작업에 대해 무엇인가를 말해야하는 글쓴이로서는 어떤 식으로든 결론에 도달해야하기에 마지막까지 무모한 도전을 수행 중이다. 마무리의 순간이 왔음에도 끝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어렴풋이 어떤 이미지가 머리를 맴돈다. 다른 어떤 존재/생명의 현현. 이를 가능케 하는 부단한 예술적 수행. 제의적 수행. 샤먼. 드러나는 별유천지(이 세상, 저 세상, 그 세상이 모두 함께 열리는 세상). 그렇게 열리는 플라스틱의 별유천지. 
 

Art as a performance that flings open a plastic world all its own 

Kim Jae Hwan(Curator, Gyeongnam Art Museum)

                                           

1

Kim Soonim's "Sea-scape – Dadaepo 2020," part of a relay exhibition of artists in the Hongti Art Center residency program, was shown on the first floor of Hongti Art Center from June 25th to July 7th. Since the artist always greets you with a smile and has incredible presence, I was happy to hear the news of the exhibition. Above all, knowing the history of the integration between the artist and her work heightened my anticipation of her exhibition at Hongti Art Center all the more.

As you enter the exhibition space, the first thing you encounter are hordes of waste plastic of diverse shapes and colors suspended from the ceiling. Hanging from hundreds of cotton threads, the assemblages of plastics immediately grab your attention. They are enchanting. Red, orange, yellow, green, blue, indigo and violet! From waste plastic formerly adrift on a beach unfolds a multicolored landscape reminiscent of a rainbow. The waste plastics, once buried in the sand or sandwiched between rocks, fill the air in the gallery with beautiful objects. The exhibition space is transformed into a captivating landscape. Lighting and sound (from a video source) throw up barriers that prevent us from leaving this enthralling moment in time. The vertical artificial lights and the limited amount of horizontal natural light enhance the original colors of the waste plastic and form shadows. On the floor, the shadows of the plastic objects disclose another sort of presence, while on one wall, a kind of a documentary video for understanding the process of the production of the exhibition is projected along with sound. In other words, the plastic pieces in their actual form are manifested in the air, with their traces cast on the floor and a narrative extending the tangible sensory experience projected on the wall. Indeed, this is a crystalized, textbook example of installation art. 

Normally, when you enter an art gallery, you tend to focus more on the walls, with a modernist perception at work which correlates "art" with "painting" and "two-dimensional". In contrast, here the "atmosphere" of the space is recognized first. As the atmosphere is sensed first, your sensory functions are sharpened by a sort of ambience. In other words, I end up focusing on the conditions around me—the air, the smells, and so forth—with the resulting feelings forming the criteria for evaluating this exhibition. Rather than a revelation of individual elements, it is a moment in which the collective power of the composition as a whole is intensified. Thus, our senses expand throughout the entire gallery. Moreover, if we consider the "context" of the artist's previous works, this perception of the exhibition space shifts to the sort of emotional judgment that accompanies such descriptors as "cool," "great," "beautiful," "awesome," and "wow".  

 

To me, this process distills an enchanting or captivating moment. It is something that definitely goes beyond statements like "Wow, how beautiful!" The memory of such a moment makes her an artist equated with such descriptors like "remarkable", "great", "incredible" and "definitely worth seeing." Therefore, when they describe her works, many art critics use modifiers such as "solid grasp of basics" and "visually exquisite." However, it is difficult to put the reason for such judgments into words, since they are entangled with memory and emotion. Her works contain something that cannot be reduced to language, and the task of converting this into words that belong in the realm of criticism is quite discomfiting. In the end, all we can do is refer to the artist's own words and actions.

The title "Sea-scape" is actually a compound of "Sea Plastic + Plastic Scape." Thus, we write the Korean title of this exhibition "바다풍경" (sea landscape), and read it back as "바다 플라스틱 풍경" (Landscape of Sea Plastic). Moreover, after learning that the colors of the plastics are the original colors without any retouching by the artist, this landscape looks even more enchanting. Described in part as "a narrative of plastic which has been scratched, broken, eroded, and faded, resembling the original form yet different, taking on the features of the natural setting where it had rested and accumulated, already becoming part of the landscape" (from her artist statement), this exhibition generates cognitive dissonance towards the material.

 

2

Surely plastic is a very useful and convenient material in our daily life. Taking a brief look at the former waste plastic taken from the beach, the uses of this material are endless. For example, most manufactured goods and their packaging are made of plastic, including bottles of bleach, soda bottle caps, plastic baskets from fish markets, a single shoe, a toothbrush, a lighter case, a cable tie, and wrappers from processed seaweed, to name a few. Considering the characteristics of a beach, we discover not only household items like these, but also numerous pieces of plastic from the fishing industry (e.g., floats from a fish farm or from fishnets). There is more. Plastic is also present in most devices using advanced technology (e.g., semiconductor elements, LCD display panels, high-efficiency secondary batteries, ultra-microfiber, parts from automobile interiors). Therefore, some people call the present age the "Plastic Age," which follows such epochs as the Stone, Bronze, and Iron Ages. Little wonder that plastic is at the core of modern human civilization, in this new geological epoch dubbed the "Anthropocene."

Because of the convenience offered by plastic, it permeates every aspect of human life. It is for this very reason that it is also the target of rejection. Since natural decomposition of petrochemical products is extremely slow, waste plastics have begun to overwhelm the world. News of the plastic garbage patch covering an area as large as 15 times the size of the Korean Peninsula, floating on the Pacific Ocean like "an island," does not even surprise us. Considering the gravity of this situation, while we continue to use plastic for the sake of convenience in daily life, we are concerned about the natural ecosystem and try to minimize use of disposable plastic items. As such, plastic is equated with both convenience and abhorrence.

From the point of view of plastic, it was only made by humans for the sake of convenience, but has unjustly become an object of abhorrence. The rightful target of this negativity should actually be the ones who make, use, and throw away plastic—that is, us. The aversion towards waste plastic is actually just a gimmick to cover up our own problems.

I believe that the plastic, which harbors time and stories, has become naturalized. Can we even separate plastic from nature, when it is everywhere we are, and even in the cells of living creatures? The problem is that it is considered insignificant and thrown away, which is the action of humans. Plastic has been named "plastic" by humans, is useful to humans, and has been produced by humans. It is our responsibility to decide how to treat it and use it. Since that activity changes the environment, that change is also part of our responsibility, who will have to live in an altered world.

(from an interview with the artist)

For this, the artist wanted plastic to appear beautiful in the exhibition. Perhaps she wanted to point out through this exhibition how our aversion to plastic highlights inconsistencies in our perceptions. Then, this strategy was successful. After all, numerous visitors to this exhibition are talking about "the beauty of plastic." In addition to the cognitive dissonance of recognizing both the convenience and abhorrence connected with plastic, aesthetic assessment of the beauty of the objects makes "Sea-scape" hard to describe, but also causes us to remember it as a very meaningful and remarkable exhibition.

 

3

Her first individual exhibition using plastic exclusively was in 2020. Normally, the artist’s areas of interest are not restricted to plastic. Her work has included seashells on the beach, fallen leaves in the mountains, pebbles on the riverside, branches, feathers, and street objects. What has always attracted her attention are elements of nature encountered in her surroundings. In addition to such attention, Hongti Art Center has motivated her interest in plastics, a representative material among the waste on the beach, since the location was near Dadaepo Beach and Molundae Cliff, places cluttered with marine waste. Coincidentally, after she had an opportunity (by intentional choice) to enter an artist-in-residency program in Kyushu Geibunkan Museum in Fukuoka, Japan, she also encountered plastic waste on the beaches of Kyushu. As a result, diverse plastic waste from Dadaepo Beach and Molundae Cliff in Busan and beaches in Kyushu, Japan have taken a leading role in this exhibition. Marine plastic from all over Northeast Asia has been collected for this exhibition.

Indeed, wherever she goes, Kim Soonim has a talent for making "something" (or someone) around her into a natural leading character. Actually, this is more indicative of a warm and caring interest than a talent. Cycling around Dadaepo Beach and Molundae Cliff for over two months, collecting, cleaning, classifying, and arranging the waste plastics would be hard to sustain if not for interest and compassion. Visitors, being so often in contact with such objects around them, will find that this fact hones their interest. This may be the reason why the artist has been able to use her work as a medium to generate empathetic rapport with viewers. 

All of the materials and themes appearing in her works are deeply related to her personal experiences and subsequent memories. Her subject matter or topics are ordinary figures/ situations/objects, extremely personal but still part of our universal experience or within the realm of anybody’s imagination. Nevertheless, that ordinariness and universality turn into something extraordinary through the artist's ideas and touches. For example, in "Jilisan Red" in 2019, she painted with water on the rocks by a stream near a redevelopment project close to Jeonggeum Village, Hadong, in Jirisan Mountain. It was a performance of wetting a paintbrush with water from the mountain stream and "painting" on some of the rocks with the water. As moisture is applied to the surface of the rocks, the original color is temporarily deepened and the rock is reddened, but the rock returns to its original color after the water dries, becoming once again the same as the other rocks around it. This unfussy performance reveals in an instant the trauma of Korea’s modern history—a history that led up to Jirisan Mountain (with its historic connection to communist partisans in the Korean War), the ‘Commie Reds’, and the anti-Communist Red Scare—and then lets it disappear again. This repetitive and performative act exerts the magical power of triggering a flashback. The "Moon" series, which might be classified as site-specific art, is also a sort of performance of repetitively scratching, sweeping, and brushing the ground. As a repetitive (performative) act and its result, "Moon" generates grounds for imagining and recognizing the nature, culture, and history of a location. In other words, this performative act and its result make us focus on the site, the object, and the artist, pause from the ordinary moment, and enter a different world.

To reduce Kim's work to a certain concept or descriptor is impossible, nor is it even desirable. Nevertheless, as an art critic who is called on to say something about her work, I continue with this reckless attempt till the last moment to reach some conclusion. Even if the end is near, that conclusion is not in sight. However, some dim images linger in my head. Manifestations of some different existence/life. Ceaseless artistic performative acts that make this possible. Ritual performance. Shamans. A world unto itself revealed (one where this world, that world, and another world all open together). A surreal plastic world of its own opening in this 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