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제목 : 김순임 작업전; 생 날 씨앗들
전시기간 : 2012 3. 2(금)~3.28
Opening : 2012. 3. 2 (금) 4pm
작가와의 대화 : 3.10(토) 3pm
살아있고, 거칠고, 날아다니는 가능성 있는 덩어리들…
아직은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는 생기다 만, 발견되어진 것들…
작가는 작업실에서 무엇을 할까? 관객들이 볼 수 있는 공간이 아닌 감추어진 공간에서 작품은 어떤 경로로 어떻게, 무엇으로 성장하고, 완성되어 전시공간으로 여행하는 것일까… 나는 내 일이 ‘여행하는 농사꾼’이라 생각한다. 곳곳에 감추어진, 흔하게 우리주변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을 찾아내 발견하고, 그것을 돌보기도, 가꾸기도, 양분을 주어 성장 시키기도 하며 열매를 기다렸다가 나누어 먹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작업의 모티브라 지칭할 수 있는 씨앗들을, 작가는 어떻게 찾아내고, 어떻게 기억하고, 어떻게 그 사유를 성장시킬까… 수 많은… 작가의 수만큼 이나 많은 각기 다른 방법들이 존재할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나는 내가 발견한 그 일상의 씨앗들을 제시하려 한다.
덜된, 덜 익은, 돼다 만, 생기다 만… 것들…
하지만 그 완벽하지 못한 것들의 아름다움을 작업실에서 매일 만나며 누렸다…
나 자신처럼, 이 생기다 만 것들을 나는 씨앗이라 한다.
그냥 한 알의 덩어리로 남아 있을 수도 있고, 또는 적절할 때 물과 바람과 빛을 만나 스스로 성장 할 수도 있는 이것 들을, 관찰자로서 내가 누린 즐거움이 관객에게도 전해졌으면 한다.
작업1. 덩어리들
시간의 덩어리- 흔적들
공간의 덩어리- 테잎공
기억의 덩어리-wool felt
작업2. 작업실의 부스러기
작업실에서 생산되는 것들 중 버려질 법한 것의 아름다움에 대한 기록
씨앗들… 덩어리, 방, 공간, 우주..
(드로잉, 사진과 설치)
작업3. 老子(노자)와 차를…
작업실에서 집중이 안되거나 마음을 다잡을 때,
나는 따라 그리기의 방식으로 노자의 도덕경을 필사하였다.
잡념을 좆기 위한 도구로, 내용을 공부하기 위함이 아닌, 내용을 비우기 위한 행위였다.
작업실에서 마시고 남아, 차갑게 식은 차를 벼루에 모으고,
그 물로 주변에 흔히 있는 종이에, 일기를 쓰듯 지난 일년간 조금씩 써 나갔다.
이 거룩한 말을 그 뜻이 가리키는 대로, 종이와 먹이 아닌 내용이 될 수 있도록,
찻잔에 씨앗과 모종을 함께 넣고, 물을 주어, 老子의 말로 차를 만든다.
그 안에 녹아 내린 글자들에게서 얻은 양분으로 발아한 이들이 3월의 봄에 문자가 아닌 物로 意를 이곳에서 만나게 하는 작업이다.
문자는 문자일 뿐, 물을 주고 가꾸는 행위가 없이는 단지 건조한 종이 위에 흔적이요, 사람도 죽인다던 그 대단한 문자들은 사람의 의지 없이는 하나의 작은 발아된 씨앗에게 그저 땅과 양분일 뿐이다.
설치재료 : 찻잔, 물, 씨앗, 종이, 조명
김순임 개인전; 생 날 씨앗들
001
노자와 차를; The Space 48 -2012
찻물로 도덕경을 쓴 종이, 유리잔, 유리그릇, 무명실, 가변설치, 2012
002
노자와 차를; The Space 48 - 2012 부분
찻물로 도덕경을 쓴 종이, 유리잔, 유리그릇, 무명실, 가변설치, 2012
003
기억의 덩어리; The Space 49-2012
과일을 먹고 남은 씨앗들, 가변설치, 2012
004
전시장전경
005
기억의 덩어리(부분)
풍선넝쿨씨앗, 가변설치, 2012
006
Drawing for Lee Ok Lan
한지에 연필, 촛농, 무명실, 140x73cm, 2007-2012
007
전시장 전경
사진 : 김민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