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5월 한강 세모유람선
한강사랑_유람선을 타다 전
초대일시_2003_0510_토요일_04:00pm
서울 여의나루 유람선 선착장진성나루 유람선 올림픽 2호Tel. 016_429_3753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한강공원방면 출구로 나와 500m 전방에 위치
미술 주변에서 자생하는 실천미술 ● 이번 기획의 모태가 된 'Delight'란 공공미술 실천모임이 있는데, 나는 2002년 11월에 있었던 남부터미널 지하철역에서의 작은 전시회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그때 전시회를 본 짧은 생각이 두 가지인데, 하나는 처음 미술을 시작했을 때의 풋풋한 느낌이랄까? 테크닉이 부족하고 순진한 디스플레이였지만, 미술이 공공기관과 시설물에서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가를 진지하게 접근하는 좋은 전시회였다. 또 다른 생각은, 미술관의 문턱이 너무 높아서 돈 없고, 줄 없고, 배경 없는 지방학생과 작가들에게 상대적으로 더욱 여건이 열악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능력은 안돼도 몸으로, 발품으로라도 도와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우선, 'Delight'의 활동을 보면 청주지역의 장애인 시설 벽화제작과, 공공미술 실천에 목적을 둔다. 이 전시의 기획자인 권진수를 중심으로, 타이틀 그대로 사람들에게 시각적인 기쁨을 주고 이색적 공간에 미술이 접근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모임이다. ● 이들은 우리같이 미술계의 유력자들과 결탁하지 않고, 언론플레이라는 것도 할 줄 모른다. 그래서 오히려 작품제작과 의도가 더욱 열정적이고 분명하다. 이런 그들이 우리 미술계라는 암초를 만나면 어떻게 될까? 현실은 비관적이다. 미술계는 '기브 앤 테이크''끼리끼리 뭉쳐야 산다.'로 순수한 것에 더 이상 감동 받지 못하고, 서로 손익계산하는 머리만 발달되어 간다. 현실이 이렇기 때문에, 그들의 동기와 존재가 귀하고, 할 일이 많은 것 같다. 그리고, 그들의 활동은 미술계의 작가층 형성에도 유익한데, 지금보다 지방에 대한 소외와 무관심이 더욱 심화된다면, 그들이 그린 벽화를 더 이상 볼 수 없을 지 모른다. 나는 그렇게 된 삭막한 현실을 보고 싶지 않다.
서울은 한강이 있어 덜 삭막하다. 물은 적당하면 인체에 좋고, 봄으로써 정서에도 유익하다. 한강 주변에는 사람들의 휴식을 위해 여러가지 인위적인 장치들로 인공낙원이란 느낌이 든다. 이 인공장치들의 정점에 유람선이 있는데, 우리는 유람선과 선착장 주변을 예술작품과 이벤트로 인공낙원에 또 하나의 인공장치를 설치하려 한다.
김순임은 역사와 공간, 발자취를 숙고하게 만드는 「어디서 굴러먹던 돌멩이」작업과 강은지의 도장작업, 이승혜는 유람선 안에 버스 손잡이를 설치하고 붕어빵 모양의 풍경(붕경)을 설치한다. 박기묘는 「입장객 프로젝트」로 관람객의 일원이 되어 연출사진을 찍는 퍼포먼스를, 손성진은 「인공 낙원」이란 작은 액자그림을, 장윤희는 다양한 색의 깃발에 소망과 사연을 적어서 배의 난간에 설치하게 된다. 양창섭은 선착장과 어울리는 조형물을 제작했고, 한순옥은 유리창에 별모양의 스폰지 작업과 벽에 부조작업을 설치한다. 권진수는 「한강의 하루」라는 작가의 미시적 시각으로 바라본 영상물을 제작했다. 그리고, 작가 강영민이 이끌고 있는 홍대앞 '희망시장'의 좌판팀이 오프닝과 주말행사에 예술품 판매도 할 예정이라 관객들에게 더욱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전시장을 나온 미술" "관객에게 다가가는 미술"등으로 미화될 수 있겠지만, "자연은 자연 그대로가 아름답다"라는 썰을 믿기 때문에 설치와 자연친화의 괴리에서 망설임이 많았다. 휴일에 한강변으로 피크닉 나온 가족과 연인들을 상상해 본다. 이제는 예술계에서 하위문화(Subculture)가 되어버린 미술로 관객의 새로운 문화체험과 정서적 이완을 유도해, 미술의 위치와 역할을 새롭게 확인 받고 싶다. ■ 손성진
김순임출품작: 어디서 굴러먹던 돌멩이-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