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우스페이스 오프닝 초대]
“보이지 않는 것을 공기 중에 배열하는 기술”
2018.1.4 Thu – 2.13 Tue (2018/1/4/Thu 5pm)
<참여작가>
금민정 김순임 김진희 문연욱 서혜영 이예승 조재영 조준용qh
2017년 한해 감사 드립니다. 새해에는 더 좋은 일들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새해 첫 전시를 준비했습니다. 많은 성원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ILWOO(一宇) SPACE-
인간과 사물을 포함한 세계는 우리의 망막에 맺히는 '보이는 것'과 안감과도 같이 그 이면에 숨겨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뉜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은 정교하게 직조된 하나의 직물처럼 얽혀 있으며 이 전체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수수께끼 같은 모습이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관계를 탐색한다. ● '기억' 그리고 '사회 구조나 체계'들은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가 현존하는 공간, 시간과 긴밀하게 얽혀 있다. 이렇게 보이지 않는 것들은 보이는 것과 맞붙어 있는데, 가시적인 것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것은 주체와 세계, 자아와 타자, 과거와 현재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밝혀주는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즉 보이지 않는 것들을 형상화하고 감각 가능한 형태로 가시화한 작업들은 우리의 존재 방식과 의미들을 이해하려는 시도로 받아들일 수 있다. ● 무형으로 존재하는 기억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다. 기억은 순차적인 흐름에 따라 레이어를 쌓듯이 우리의 기억 속에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신체-주체를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오가며 뒤섞여 있다. 주체의 몸을 기반으로 과거의 한 지점, 사건들은 현재 그리고 미래로 불려왔다가 또 다시 배경으로 물러선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기억이 인간과 사물에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각자의 관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들이 기억을 시각화하는 방법은 무형의 순수 기억이 외재화 되어 있는 사물들을 선택, 재구성하거나, 기억과 역사가 스며들어 있는 장소를 작품화하고, 때로는 공동의 잠재된 기억을 환기시키기 위한 전략을 사용한다. 이 방법들은 단독적으로 선택, 사용되어지는 것은 아니기에 한 작품에서 혼재되어 나타나기도 한다.(중략)
김순임은 오랜 시간에 걸쳐 일상의 흔적들이 쌓여진 장소에 흥미를 갖고 이를 작품의 주제로 삼는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영상작업 8편은, 인천 시도의 염전, 프랑스 어느 지역의 오래된 빨래터, 독일의 한 채석장 등 오랜 시간의 결을 품은 네 곳의 장소들을 각각 작가가 등장하는 촬영분과 장소만이 담긴 촬영분으로 두 편씩 나누어 편집한 것들이다. 작가는 자신의 내부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를 어떤 공간 속에 구현하기보다는, 오랜 시간동안 수많은 이들의 시간과 물리적 흔적이 남겨진 공간과 조우하고자 한다. 이제는 사용하지 않는 빨래터의 바닥을 닦아내고, 소금 농사가 끝난 염전의 바닥을 닦아내거나 큰 바위에 거기서 떨어져 나온 작은 돌을 문지르는 모든 행위는 자연과 그리고 그 장소를 스쳐간 사람, 기억, 시간과 만나고자 함이다. 한편 바닥을 닦아내고 문질러서 만들어진 달의 형상은 역으로 하늘을 비추는데 서로 다른 것의 조화를 이루어내는 자연의 이치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중략)
정소라 큐레이터(일우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