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티아트센터_인터뷰
20200625 _ 김순임
1. 작가소개
안녕하세요.. 공간과 자연을 공부하며 설치작업하는 김순임작가입니다. 현재 인천에 살고 있지만, 항상 지금 거주하는 곳에 거주하는 동안은 ‘평생’이라 생각하며 살려고 해요.. 그래서 지금은 부산 홍티에 살고 있네요
홍티는 무지개 언덕이란 뜻이라면서요... 이 아름답고 환상적인 이름의 공간이 지금의 저의 집입니다.
대학때 야외작업장에서 작업하는 것이 좋아서 조소전공을 선택한 후로 자연과 자연 현장에서 작업하는 것을 즐기며, 그 곳의 자연과 문화, 이야기와 사람들을 공부하고 표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2. 작업관 및 어떤작품활동을 했는지 간략한 설명
지역이라 불리는 공간과 그 곳의 자연, 그곳에 오래 거주한 사람들은 그 시간에 의해 서로 연결되어 닮은 것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천천히 느리게, 그리고 마음을 다해, 들여다보면 그 감추어진 것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 내가 본 이 귀한 것을 다른 사람들도 볼 수 있도록 잘 표현하여 나누는 것이 시각예술가로서 제가 하고 싶은 일입니다.
작품 활동이 지역과 지역의 자연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작업을 위해서 여러 곳을 많이 떠 돌았습니다. 독일, 프랑스, 남아프리카 공화국, 한국의 여러 지역 등을 글로벌 노마딕 아트 프로젝트로 여행하며 장소특정적인 현장 작업을 하고, 이를 각 현지에서 발표하기도 하였구요, 미국 버몬트, 뉴욕, 마카오, 타이페이, 일본규슈, 베이징, 프랑스 발로리스, 등은 작가거주 프로그램으로 그곳에 거주하면서 그곳의 자연을 리서치하며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덴마크 Widden Tide 랜드아트비엔날레(2014), 금강국제자연미술비엔날레(2004, 2010, 2014), 부에노스 아이레스 ArteBA (2010), 항저우 Fiber Art 트리엔날레(2013), 후쿠시마 현대미술비엔날레(2006,2008,2010) 소피아 Paper Art 비엔날레(2011), 부산비엔날레(2010), 인천 여성미술비엔날레(2009)에 설치작품을 출품하며 많은 동료작가들을 만나 친구가 되기도 하였고, 2009년 부산의 오픈스페이스 배에 단기 작가로 있었던 인연으로, 부산작가라 생각하실 정도로 부산을 들락거리기도 했습니다. 제가 간 모든 공간들이 제 집이 되었고, 제가 만난 많은 그곳을 닮은 분들이 제 삶의 스승님이 되셨습니다.
저의 지난 작업들은 그 지역의 자연, 자연물, 자연오브제, 그 장소의 땅과 바람을 품은 것들을, 있는 그대로의 색과 형태로, 그 곳의 이야기와 연결되어 설치되었습니다. 주로 길 위의 돌멩이, 사람을 따뜻하게 하는 목화솜과 양털, 이곳과 저곳을 잇는 무명실, 그 땅을 깊이 버티고 뻗어 나왔다가 사람에게 잘린 가로수의 나뭇가지 등이 작업에 주로 등장하기도 하구요, 현장에서 과정중심의 장소 특정적 설치나, 퍼포먼스가 진행되기도 하였습니다.
3. 이번전시 소개
작업의 특성상 다양한 지역을 다니며 자연 현장에서 작업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난 기간 여러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며, 언제나 그 곳에서 플라스틱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저도 불편하고 언잖고, 아주 쉽게 플라스틱을 죄악시 했었는데요, 사실 그렇게 생각하면, 모든 우리 삶의 디테일이 플라스틱에 의존하고 있어요. 입는거, 자는거, 먹는거, 사는거, 의학적인 것까지.... (플라스틱이 죄가 아니라, 그 편리함에 너무 많이 만들고, 너무 쉽게 버리는게 문제 아닐까요?? 그 고마움을 망각하고, 흔하고 하찮게 대한 것을 아닐까요? 작업을 하면서, 플라스틱을 죄악시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귀하게 대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연속의 버려진 플라스틱을 자세히 관찰하다 보면, 이들이 자연을 흉내 내며, 자연 곁에서 자연처럼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2019년 2월 오픈스페이스 배의 서상호 감독님의 제안으로 다대포에서 이 프로젝트를 구상한 이후 많은 스승들을 만났습니다. , 부산 해양환경청의 김세진 주무관님께서 몰운대 비치코밍에 초대해 주시고 해양쓰레기가 쌓이는 곳을 적극적으로 알려주셨습니다. , 해양환경모니터링 단체 드림오션네트워크의 김태희대표님과 정임철 선생님이 하시는 해변 모니터링에 따라다니며, 이분들께서, 해변 지형을 어떻게 읽는지, 어떤 지형에 떠내려 온 부유물이 쌓이는지... 얼마나 많은, 얼마나 멀리서 이들이 떠돌다 다시 돌아오는지... 등을 친절히 알려주셨습니다. 이후 부산에 가치협동조합과 젊은 작가들이 환경과 리사이클링으로 연구와 활동을 계속하고 계신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가르침들이 저를 다시 다대포로, 부산으로, 홍티로 돌아오게 한 것 같습니다.
2020년 다대포 인근의 홍티아트센터에 이 프로젝트를 실현시키기 위해 지원하여, 입주하게 되었고, 천천히 긴 호흡으로 이 프로젝트를 연구하고자 하였는데.. 시간은 정말로 빨리 흐르네요... ^^
2020년 2-3월 홍티아트센터와 교류를 하고 있는 규슈예문관에 2달간 거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규슈의 해변을 리서치 할 수 있었는데, 이때 한국과 일본, 대만까지, 동아시아를 떠돌던 플라스틱이 규슈의 해변에 쌓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렇게 이 프로젝트의 첫 번째 결과물 <Sea Rainbow/ 바다무지개>를 설치작업으로 규슈예문관 전시실에 설치하였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윈도의 전시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전시 <Sea-scape/ 바다-풍경>전은 낙동강 하구에서 바다를 만나는, 다대포와 몰운대에서 수집한 플라스틱이 전시장에서 관람객을 기다리게 됩니다. 제목 <Sea-scape>는 Sea Plastic과 Plastic-scape에서 Plastic을 숨겨 만들었습니다. 사람으로부터 나서, 버려지고, 바다가 품어, 길고 먼 여행 후 돌아온 이들... 긁히고, 부서지고, 마모되고, 바랜, 이전과 닮았으면서도, 또 다른, 그들이 쌓여 머물던 자연을 닮아가고 있는, 풍경이 되어버린 플라스틱 이야기입니다.
홍티에 들어와 자전거를 타고, 다대포와 몰운대를 오가며, 그날 수집할 수 있는 만큼(자전거에 실릴 만큼) 플라스틱을 가지고 와서, 깨끗하게 씻고, 무명실로 엮어, 있는 그대로의 색과 형태 그대로 전시장에서 풍경이 되도록 설치하였습니다.
저는 이 전시장에서 사람들이 아름다움을 발견했으면 좋겠습니다. 시간과 이야기를 품은 플라스틱은 자연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우리가 있는 어디에도 있고, 우리 세포 속에도 존재하는 이들이 자연이 아니라고 구분하는 것이 의미 있을까요? 하찮게 여겨지고 마구 버려지는 것이 문제인데, 그 행위는 사람이 합니다. 물질로서의 플라스틱은 그냥 플라스틱이라 이름 붙여진 사람에게 유용하고, 귀한 자연의 선물 아닐까요.. ..
물론!!! 우리의 행위로 마구 버려진 이 아이들(플라스틱)은 자연을 바꾸고, 우리의 생명도 내일도 바꿀 수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4. 대표작품소개
대표작 또는 가장 애착 가는 작품을 물어보시면, 항상 ‘다음작업’이라고 하는데, 지금 저는 ‘이번 전시작업’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현재 가장 집중하고, 온 마음을 다해 준비하였기에 가장 사랑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거든요. ^^
저는 설치작업에 시리즈 번호를 쓰는데요, 이번 설치작업은 The Space84, 즉 84번째 프로젝트 설치작업입니다. 그 중에 길 위에서 굴러다니는 돌멩이와 목화솜이 무명실과 함께 풍경이 되는 <The Space17>의 이미지를 많은 분들이 기억해 주시고요, 사람을 따뜻하게 하는 사람들 시리즈로 <비둘기 소년>을 좋아해 주셨어요. 매번 그곳의 지역기반의 작업을 하기에, 그곳에서 배운 새로운 것들로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려고 합니다.
5. 끝인사
구상단계에서 끝날 수 있었던 이번 작업을 실행 시킬 수 있었던 것은, 부산의 많은 환경을 사랑하는 분들의 가르침과 부산문화재단과 홍티아트센터의 도움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습니다. 아직 이 작업은 이제 첫 시각적 실험의 시작을 떼었기에 작가로서 더 많이 배워야 할 것임을 압니다. 도와주신 분들 모두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시관람 하실 때 개인정보기재와 열 체크 후에 입장하셔야 합니다. 이 조심스러운 불편함이 우리가 환경을 귀하게 여기며 익숙해져야 하는 불편함으로 이끌 수 있었으면 합니다. 전시장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Sea-scape, Dadaepo, 2020
20200625 Interview with Hongti Art Center
1. Artist Introduction
Hello, everyone. I’m Kim Soonim, an installation artist who studies space and nature. I am from Incheon, but I always tend to think that I will live my entire life’ in the place where I currently reside, which right now is Hongti Art Center in Busan.
I heard that Hongti means “rainbow hill,” and this place with such a beautiful name is currently my home (residency period at Hongti Art Center in Busan: April - November 2020). Since
I selected modeling and sculpture as my major in college based on my preference for working outside, I have consistently focused on studying and expressing stories and people.
2. Brief Summary of Ideas for Works and Projects to Date
I think for a space to become known as a ‘region,’ its natural environment and human inhabitants must share something, since they have been related for such a long time. If you look at them slowly and carefully with full attention, you can find things that are hidden. Expressing and sharing these precious discoveries so that others can also see them is my purpose as a visual artist.
My practice is based on regions and their natures, so I have traveled to many places for my recent projects. While visiting Germany, France, South Africa, and South Korea for my nomadic art project, I engaged in site-specific fieldwork and presented my findings at each local site. While staying in Vermont and New York (USA), Macau, Taipei (Taiwan), Kyushu (Japan), Beijing (China), and Vallauris (France) during residency programs, I was able to carry out research on nature and engage in local projects.
I also presented installation works at Widden Tide Land Art Exhibition-Vadehavsfestival (Denmark: 2014), Geumgang Nature Art Biennale (South Korea: 2004, 2010, 2014), Buenos Aires ARTEBA (Argentina: 2010), Hangzhou Triennial of Fiber Art (China: 2013), Contemporary Art Biennale of Fukushima (Japan: 2006, 2008, 2010), Sofia Paper Art Biennial (Bulgaria: 2011), Busan Biennale (South Korea: 2010), and Incheon International Woman Artist Biennale (South Korea: 2009). Through those experiences, I met many colleagues and made many friends. Moreover, during my residency at Openspace Bae in Busan, I frequently visited the city, which made some people think I was an artist from Busan. Every space that I visited became my home, and those who resembled such spaces became my life’s teachers.
My previous projects connected things containing nature, natural objects, and innate objects of relevant regions—together with the earth and wind of specific places—with local stories comprising colors and shapes, all assembled into installations. Stones on the road, cotton and wool fabrics that envelop people, a cotton thread that stitches things together, and leaves of trees that are cut by humans when they are rooted deep within the earth and stretch their branches toward the road—all these elements frequently appear in my projects. I have also worked on site-specific installations in the field, focusing on processes and performances.
3. Introduction to the Exhibition
Considering the various aspects of my projects, I tend to visit many different places and work at sites in the natural environment. In the past, whenever I encountered a beautiful landscape, I was always able to find plastics somewhere. At first, such discoveries made me uncomfortable and upset, and I automatically disparaged them, yet every detail of our lives depends on plastics: clothing, sleep, food, living, and even medicine. (It’s not that plastics themselves make us feel guilty, but don’t problems arise when we overproduce and throw away plastics too easily, simply out of convenience? Isn’t it true that we forget their benefits and treat them as common and disposable things? Throughout my projects, I thought we might as well treat them as precious objects rather than complain about them).
As I closely observed abandoned plastics in nature, I came up with the idea that they actually imitate and become integrated into nature.
Since planning this project at the suggestion of Seo Sangho (director of Openspace Bae in Dadaepo, Busan) in February 2019, I subsequently met with many professionals and mentors. Kim Sejin, administrative officer at 부산 해양환경청, invited me to the Morundae Beachcombing Event and gave me information about where and how marine debris accumulates. Kim Taehi, a representative for the marine environment monitoring group Dream Ocean Network, and Jeong Imcheol let me follow their monitoring activities and kindly taught me how to read a beach’s topography, what type of topography tends to accumulate debris, how much of the total debris floats, and how far it can travel before returning. Afterward, I learned that 가치 Cooperatives and their artists have also conducted research and activities on the themes of the environment and recycling. Such lessons are what encouraged me to return to Dadaepo, Busan, and Hongti.
In 2020, I applied and was selected to participate in the residency program at Hongti Art Center near Dadaepo in Busan in order to carry out this project. Ever since the beginning of the residency program, I have attempted to implement this project with slow and deep breaths, and time really flew by.
I was also offered the opportunity to join the artist residency at Kyushu Geibun-kan, which coordinate in exchanges with Hongti Art Center in February and March of 2020, inviting me to conduct research on the coast of Kyushu, Japan. During this time, I observed the plastics that had floated in from places throughout East Asia and ended up landing on the beaches of Kyushu. This was the impetus for Sea Rainbow, the first installation of this project, which was presented in the exhibition hall at Kyushu Geibun-kan, although it was only experienced as a contactless window exhibition due to COVID-19.
In this exhibition, viewers encounter plastics collected from Dadaepo and Morundae, where the Nakdong River estuary empties into the ocean. The title, Sea-scape, is coined by hiding ‘plastic’ from the terms ‘sea plastic’ and ‘plastic-scape.’ Made and abandoned by humans, these plastics were embraced by the sea and eventually returned after a long and distant journeys. This is a story about plastics that have been scratched, broken, worn down, and faded so that they only faintly resemble their former selves. Instead, they have come to blend in with the environment in which they have piled up to form a part of the landscape.
During my residency at Hongti Art Center, I repeatedly visited Dadaepo and Morundae and collected as much plastic as I could carry while on my bicycle. Later, I cleaned and washed them, wove them with cotton thread, and installed them such that their natural colors and shapes could function as part of the landscape within the exhibition space.
I hope people can find beauty in this exhibition. I think that plastics containing time and distinct stories have become assimilated with nature. What would it mean to separate plastics, which are so ubiquitous that they even exist in our cells, from nature? The main problem is that they are ignored and indiscriminately thrown away, but humans are the principal instigators of this process. Isn't plastic, a material that is extremely useful to humans who named it as such, a precious gift from nature?
I believe that such plastics that are indiscriminately thrown away by humans can change nature, as well as our own lives and futures.
4. Introduction to Main Projects
Whenever I am asked which of my projects is the most important or my favorite, I always respond by saying “the next project,” but this time, I would like to say “the project for this exhibition.” This is because I prepared it with my full attention and whole heart, and I hope that it would be the most meaningful for viewers.
I title my installation works numerically according to series, which means that The Space 84 represents the 84th project in the series. Many people remember The Space 17, in which images of landscape were rendered with cotton fabric and thread. Dove Boy was also well-received, based on its heartwarming feeling from The People series. Every time I undertake projects based on local sites, I seek to deliver expressions with new things in various ways.
5. Closing Remarks
Without the knowledge and advice from many environment lovers in Busan, as well as support from the Busan Cultural Foundation and Hongti Art Center, it would have been impossible to carry out this project, which might have otherwise ended during the planning phase. I am fully aware that there is still a long way for me to go as an artist, having just begun my first visual experiment with this project. As such, I deeply appreciate everyone’s support.
Due to COVID-19, viewers must log their personal information and check their temperature before entering the exhibition space. I hope such caution could lead to inconvenience, which we must familiarize ourselves with in the same way that we value the environment. Thank you.